전날 술을 마시는데 J가 사주를 용하게 잘 보는 선생님이 있다고 귀띔했다. 용하다고? 샤머니즘을 신봉하는 내가 가만 있을 수 있나, 취업난에 고민이 많은 친구 M과 S와 함께 찾았다. 전해들은 것처럼 첫눈에 신기가 확! 느껴지는게 예사롭지 않았다. M과 S가 차례로 각각 취업은 내년 1월, 내년 4월쯤이야, 라고 확답받은 후 내 차례가 되었다. "저는 연애운을 보고 싶어요" 라고 했다.
칠팔월에 누구 없었어? 글쎄요, 잘 생각해봐. 누가 있었을꺼야, 있었던 것 같기도 아닌 것 같기도 했다. 12월에 남자 생겨, 근데 결혼은 30살 이후가 좋아, 그 땐 인물도 좋고 직업도 좋고 누가 봐도 괜찮은 남자 만날 수 있고 결혼하면 좋아. 지금은 이 남자 저 남자 많이 만나, 24살의 싱글 여자라면 누구에게 말해도 부적절하지 않을 공식 멘트를 듣고 있구나..싶었는데 다음 말이 정곡을 찔렀다.
위험한 사랑은 하지마, 네?, 혼수로 baby를 가져가게 될 수도 있어.
오마이가뜨, 순간 바짝 긴장함과 동시에 크게 웃어 버리고 말았다. 재미있어지겠는데, 라는 생각이 먼저 드니 이것도 큰일이다, 싶었다. 어쨌든 한창 마음이 싱숭생숭 했는데 12월에 만날 사람 생긴다고 하니 조바심내는 것도 집착하면서 마음쓰는 것도 안 하려고 한다. 5천원짜리 연애운이 사실이든 아니든 요 몇 주 힘들었던 내 마음이 편안해지니 홀가분하니 좋다, 좋아.